[Biz & Law] 나이가 벼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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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 Law] 나이가 벼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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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베테랑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드러머 찰리 와츠가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모든 사람들이 술과 마약에 찌들었던 리더 믹 재거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가 먼저 세상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교적 모범생(?)인 와츠가 먼저 떠났다. 필자는 범생그룹인 비틀즈보다 문제학생 그룹인 스톤스를 훨씬 더 좋아한다. 사실 와츠는 재거나 리처즈보다 나이가 많다. 후배들이 온갖 난장판을 벌여도 뒤에서 꿋꿋하게 스톤스를 조용히 지켜온 선배다. 모든 각광을 다른 멤버들이 받아도 와츠는 재즈에 심취해서 자기 할 일만 한 것이다. 거의 멤버의 교체 없이 장수한 스톤스가 와츠의 별세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다. 오는 10월 17일에 잉글우드 소파이스타디움에서 하는 공연도 예전같지 않을 전망이다.


와츠는 생전에 자기가 재거나 리처즈보다 나이가 많다고 거들먹거린 적이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인 클라이언트들이 50~70대 1세대 남성들이라 한국식으로 나이를 따지기 좋아한다. 다행히 필자는 “저는 내일 모레면 60살입니다”라는 말로 그때마다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면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칭찬 아닌 인사말을 듣는다. 나이가 많으면 맘이 놓인다는 건지, 아니면 나이가 많으면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실력보다는 나이, 학연, 혈연, 지연이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더 작용된다.


최근 들어 클라이언트 세 분이 거의 동시에 필자에게 나이가 몇이냐고 화가 나서 묻는 사태(?)가 있었다. 변호사의 나이가 왜 중요한지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 나이가 적으면 자기들이 육두문자를 쓰고 욕을 한 것이 정당화 된다고들 착각하는 것 같다. 한 분은 필자보다 반드시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주민증을 보고 나서는 “저보다 연배가 위인지도 모르고 결례를 범했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불필요한 사과까지 받았다. 참고로 캘리포니아주에서 40세가 넘는 직원들을 해고하고 그보다 나이가 어린 직원을 고용했을 경우 연령차별로 소송당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99%의 클라이언트들이 놀래서 경악을 금하지 못한다.


미국까지 와서 나이를 따지는 분들은 넷플릭스의 최근 인기 한국드라마 ‘디피’(D.P.)를 보고 군대시절로 다시 돌아가기를 바란다. 군대는 나이랑 상관없이 입대한 순서로 서열이 메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나이가 들었지만 늦게 입대해서 까마득하게 어린 선임들이 뭐라고 해도 꼼짝 못하고 당한다. 군대 안에서는 물리적인 나이가 아무 의미가 없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도 나이는 별 의미가 없다. 나이 많은 변호사와 대결해도 실력으로 싸우는 것이지 나이가 많다고 봐주지 않는다.


클라이언트와 변호사의 관계뿐만 아니라 회사 안에서도 나이가 많다 적다 가지고 쓸데 없는 기 싸움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는 고용주가 직원들을 실력이 아니라 나이, 학연, 지연, 혈연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제발 그렇게 꼰대짓하는 분들은 ‘디피’의 박성우 상병이나 황장수 병장같이 부하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고 한호열 상병처럼 아랫사람들을 보살펴 주고 실력으로 보여주는 선임이 되기를 바란다.


'불치하문’이라고 '나보다 낮은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다'라는 뜻의 고사성어가 있다. 나이가 많은 것이 벼슬이 아닌 것처럼 나이가 적다고 맘대로 할 수 있지 않으니 ‘디피’의 한호열 상병처럼 겸손하게 살아야 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문의 (213) 387-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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